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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디딘 발끝 한 번에 부서진 네팔 청년의 꿈밀린 병원비 3000만원…“수술 불가피” 권고에도 엄두 못내

추석날 가파른 계단서 실족…두개골·허리 골절에 중환자실
밀린 병원비 3000만원…“수술 불가피” 권고에도 엄두 못내

가족의 생계를 위해 2016년 한국에 온 네팔 이주민 파이자 다빈(32)씨. 고향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고 톱니바퀴처럼 일했지만, 이제는 돌아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가파른 계단에서 헛디딘 발끝 한 번에 청년 가장의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다빈씨가 한국에서 맞이한 7번째 추석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를 맞아 동료들과 모임을 열었다. 고된 일과를 마친 동료들은 각자 가족 이야기를 꺼냈고, 자연스럽게 애달픈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 친구 여동생은 어릴 적에 핑(Ping, 대나무 그네) 타는 것을 좋아했어요. 한국과 문화가 비슷하죠? 파이자 다빈은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고향 생각이 난다며 가족을 무척 보고싶어 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동생들의 학업 뒷바라지를 위해 한국에 왔어요. 남동생도 몇년 전 입국해 거제도에서 일하고 있어요. 제가 조금만 더 일하면 여동생도 성인이 된다고, 몇 년만 더 일하자고 달랬죠. 그런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지도 못하게 됐어요.”

다빈씨는 현재 고향 친구 삼남씨에 의해 간호받고 있다. 고향 네팔에서도 매년 이맘때면 ‘다사인 축제’라고 불리는 명절이 찾아온다. 이날만큼은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전통음식을 먹으며 연을 날리고 그네를 탄다. 다빈씨도 한국에 오기 전까진 아버지와 여동생, 남동생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삼남씨는 그날따라 다빈씨가 유독 지쳐 보였다고 했다. 뿔뿔이 흩어져 집에 돌아가는 길, 삼남씨는 그런 그가 걱정돼 집에 가던 발걸음을 돌렸다. 좁은 골목을 지나 저 멀리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있는 그의 등이 보였다. 소리쳐 부르려던 순간, 기우뚱하는 듯 보이더니 다빈씨가 균형을 잃고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우지직 쿵…” 온 동네를 울리는 커다란 소리에 불이 하나둘 켜졌다. 어두웠던 골목이 밝아지자 바닥에서 죽은 듯이 엎어져 있는 다빈씨가 보였다. 다빈씨는 삼남씨를 비롯한 동네 주민들의 신속한 신고와 응급조치로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상태가 심각했다. 뒤로 넘어지며 허리를 계단에 부딪혀 엉덩이쪽 척추가 골절됐다. 머리도 바닥에 세게 충돌해 두개골이 함께 골절됐으며 발가락도 부러지는 등 성한 곳이 없었다. 며칠간 수술실을 들락거린 끝에 사고 발생 10일 만에 의식이 돌아왔다. 그러나 말은 어눌해졌고 혼자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쉽지 않다. 남동생이 한국에 와서 일하고 있지만 직장이 거제도에 있어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올라올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삼남씨가 이따금 병실에 들러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삼남씨마저 공장 교대근무가 있어 다빈씨는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500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는 그의 몸을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게다가 병원 측에서는 다빈씨의 추가 수술을 권하는 상황이다. 내려앉은 허리를 교정하지 않으면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다고. 하지만 월급을 받는 족족 최소한의 생활비만 제하고 고향에 송금한 다빈씨에게 수술비를 낼 여유는 없다. 다니던 공장 사장님, 동료들과 서울 네팔법당 주지 쿤상 도르제 스님의 도움에 전 재산을 더해 2000여만원의 빚은 갚았지만, 재활치료와 당장의 생활비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다빈씨가 건강을 되찾고 일어설 수 있도록 불자들의 자비 온정이 절실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56-51 (사)일일시호일. 070-4707-1080

일일시호일  mingg@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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