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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고향 아내와 어머니를 떠올립니다”미얀마 이주민 아우룽 툰씨, 뇌출혈로 쓰러져 나흘만에 회복

미얀마 이주민 아우룽 툰씨, 뇌출혈로 쓰러져 나흘만에 회복
후유증으로 거동 불편…병원 빚 2000만원에 고향에도 못 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응급수술로 나흘 만에 의식을 회복한 아우릉 툰씨가 병실에 누워 망연자실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 집에 가서 어머니와 아내를 보고 싶어요.”

미얀마 이주노동자 아우룽 툰(32)씨가 꺼낸 첫마디였다. 몸은 비록 성한 곳이 없더라도 그는 당장이라도 젊은 아내와 노모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가고 싶다. 그러나 2000만원이 넘는 병원비가 그의 발목을 꽉 붙들고 있다.

그가 한국을 찾은 건 2015년 봄이었다. 정성껏 키워준 어머니에게 보답하고자 한국행을 택했다. 당시 24세, 한창 혈기왕성하던 그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루빨리 가정을 이뤄 어머니에게 손주를 안겨주고 싶었다. 임금을 많이 주는 직장을 이곳저곳 알아보다 선배 이주민들의 소개로 건설현장에 발을 디뎠다.

하루 15만원. 특근까지 하면 20만원을 받았다. 미얀마에서 한 달을 꼬박 일해야 받는 금액을 하루 고생하면 받을 수 있었다. 기쁜 마음에 주말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하루 10시간 이상씩 일했다. 일이 끝나면 숙소에 돌아와 바로 잠을 청했다. 술·담배는 물론 허투루 돈을 쓰는 일없이 아끼고 또 아꼈다.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 본 분의 도움으로 건설회사에 취직하면서 월급도 조금씩 올랐다. 그렇게 차곡차곡 모은 돈은 통신비 등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곤 전부 고향으로 보냈다.

“그때는 어떻게 해서든 돈을 많이 벌려고 했어요. 열심히 일한 만큼 돈이 생겼고, 고향에 보내는 액수가 점점 늘어나니 몸은 쑤셔도 즐거웠지요. 비자가 만료돼 4년 만에 고향에 돌아갔습니다.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반겨줬어요. 이제 행복하게 살날만 꿈꿨어요.”

그는 ‘코리안 드림’의 대명사였다. 마침 결혼적령기였던 그에게 중매가 잇따랐고, 곧 마음씨 착한 여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늘어나니 생활비도 배로 커졌다. 하지만 같은 노동을 해도 한국에서만큼 수입이 좋지 않았다. 결국 그는 미얀마에 돌아간 지 1년여 만에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결같던 그의 일상은 갑자기 찾아온 병마에 한순간에 망가졌다. 8월8일, 고된 일과를 마치고 거처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갑작스레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깨질 듯한 두통에 몸을 가눌 수 없었다. 폭염에 더위를 먹었거니 했다. 비틀대며 샤워를 마치고 침대로 향하다 “쿵”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동료들과 사장님의 도움으로 급히 응급실로 이송됐다. 뇌출혈이었다.

수술에 들어갈 때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그가 눈을 뜬 건 나흘이 지나서였다. 병원에 따르면 아우룽 툰씨는 선천적 동정맥기형으로 인해 소뇌에 출혈이 발생했다. 당시 지역병원에 환자가 많아 여러 곳을 돌다 입원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전과 같은 생활은 기대하기 힘들다. 거동의 불편함과 더불어 갑작스러운 기억력 및 의식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를 안타깝게 여긴 회사 동료와 이주민 선배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병원비 3000여만원 중 1000만원을 해결해줬다. 하지만 아직 남은 빚 2000여만원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 꾸준히 재활치료도 받아야 해 빚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56-51 (사)일일시호일. 070-4707-1080

일일시호일  mingg@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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