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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에 무너진 네팔 이주민들의 참스승네팔법당 용수사 주지 우르겐 스님, 새벽 법당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네팔 이주민의 안식처가 됐던 우르겐 스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재활치료를 받고있다.

7년간 이주민위해 동분서주…새벽 법당서 쓰러진 채 발견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급박한 상황 속 기적적으로 되살아나
기약없는 재활치료 난제…눈덩이 비용에 부처님 가피 염원

정든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낯선 땅에 발을 디딘 네팔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건 고국 사람뿐이었다. 특히 네팔 출신으로 한국에 사찰을 개원한 네팔법당 용수사 주지 우르겐 스님은 이런 네팔 이주민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줬다. 스님은 2003년부터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의료지원, 통역 등의 활동을 통해 네팔 이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왔다. 최근에는 스리랑카, 미얀마 베트남 등 8개 나라가 연대한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 창립멤버로 동참하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주민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언제나 든든할 것만 같았던 스님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찾아왔다. 7월31일 새벽 법당에서 쓰러진 채 신도에게 발견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의식은 있었지만 입과 팔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스님의 상태를 본 인근병원에서는 수술이 불가하다며 더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고 스님은 급히 구급차를 통해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졸중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바로 수술실에 들어갔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의식이 회복된 건 무려 9일이나 지난 8월9일이었다. 그동안 같은 네팔 출신 쿤상 스님을 비롯한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 소속 스님들과 신도들은 우르겐 스님의 회복을 기원하며 방생과 기도를 이어갔다.

눈은 떴지만 환한 모습으로 이주민들을 맞아주던 우르겐 스님의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눈만 뜬채로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의사는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부처님의 가피와 신도들의 간절한 기도 때문이었을까. 몸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됐고 바로 재활전문치료병원으로 이동해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약 복용과 재활치료를 병행하면서 상태는 좋아졌고 어눌하지만 약간의 의사표현도 하게 됐다. 문제는 오른쪽 팔과 다리였다. 의사는 꾸준한 재활치료만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기약 없는 재활치료에 드는 비용과 병원비는 우르겐 스님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는 네팔 이주민들을 생각하며 하루 9시간을 재활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우르겐 스님의 한국에서 활동은 2003년으로 거슬러간다. 한국에 먼저 정착해있던 쿤상 스님의 소개로 만다라 시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2년 남짓 머물고 떠나려던 우르겐 스님은 티베트 불교와 다른 한국불교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2004년 인연을 맺은 능인선원의 도움으로 동국대 어학원을 다녔다. 한국생활을 하며 네팔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 상해 등 안타까운 사연을 수없이 접했다. 당초 계획은 불교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지만 스님은 머나먼 타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이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능인선원 YBA와 함께 전국 네팔이주민 돕기 활동을 펼쳤다.

네팔 이주민 돕기 활동을 하면서 네팔 이주민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온 노동자들이었다. 타국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이주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심지어 사고나 질병으로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스님은 이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우르겐 스님은 능인선원의 도움을 얻어 2008년 용수사를 개원했다. 법당이 이주민들에게 영혼의 위안처가 되고, 부처님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스님은 동포들을 위해 네팔 방식으로 정기 법회를 열고, 네팔 전통 설맞이 행사를 열어 고국의 향수를 달랠 수 있도록 했다. 네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법률 정보를 알아내 변호사와 연결시켜주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들을 위해 통역관도 자처했다. 또 한국생활 정착을 위해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장례식 집전을 하는 등 네팔 이주민들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발 벗고 나서 도왔다. 한국의 의료자원봉사자들을 초빙해 네팔 이주민들이 한방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왔다.

특히 법보신문(대표 김형규)과 일일시호일(대표 심정섭)이 조계사와 함께 진행하는 ‘이주민돕기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나서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네팔인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도왔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네팔 이주민들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서온 우르겐 스님은 올해의 불교활동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르겐 스님이 쓰러지고 난 후 모든 것이 멈췄다. 이주민들을 지켜주던 든든한 울타리가 갑자기 사라진 셈이다. 소식을 들은 신도들은 빠듯한 형편에 도움을 줄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우르겐 스님의 빈자리를 대신해 법당을 지키며 기도하는 것뿐이다.

“네팔 이주민들을 돕는 것은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우르겐 스님. 네팔 이주민들은 그들의 쉼터이자 고향이 되어주었던 스님의 푸근한 미소를 생각하며 오늘도 절을 올린다. 가난한 그들의 기도를 향한 불자들의 화답이 간절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725-7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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