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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착기에 오른손 잃은 세 아이 아버지의 절규조계사·화계사·일일시호일 이주민돕기 공동캠페인
▲ 오른손과 팔목을 잃은 구마르씨가 가족의 안녕을 발원하며 부처님께 올릴 향을 사르고 있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구마르(36)씨도 마찬가지였다. 오른쪽 손목을 잃은 사고는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온몸이 떨려온다. 돌이킬 수 없기에 눈물만 흐른다.

스리랑카 이주민 구마르씨
4개월 일한 공장서 손목 잘려
괴사로 팔목도 반 이상 잃어
치료비·의수비용 막막해도
생활비 없는 3남매 더 걱정

“한 팀으로 일했던 숙련공이 쉬는 날이었어요. 지금껏 보조역할만 했을 뿐 혼자 일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기계를 멈출 수 없다는 이유로 홀로 기계 앞에 섰죠.”

자동차 부품 프레스 공장에서 일을 한 지 4개월쯤 된 지난해 11월28일, 점심 휴식 후 기계 앞에 섰다. 기계는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센서 없이 작동됐기에 잠시라도 박자를 놓치면 공장 내 모든 일이 엉켜버리기 십상이었다.

부품들이 쌓이기 시작했지만 바로 옮길 사람이 없었다. 그때 부품 몇 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어’하는 순간, 거대한 무게의 압착기가 구마르씨의 오른쪽 손목을 짓눌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잘려나간 손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도려내는 듯한 통증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졌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밀려들었다. 떨어진 손을 보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말문이 탁 막혔다.

‘손이 떨어졌다니….’

다른 기계에서 일하던 동료가 그를 황급히 병원으로 데려갔다. 잘려나간 손목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손목을 떼어내야 했다. 손가락은 살아있었으나 손목은 손상이 너무 심했다. 허망하게 손을 잃었다.

끝일 줄 알았던 수술은,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괴사가 시작돼 팔목의 반을 또 잘라냈다. 잘려나간 부위를 다듬는 수술도 이어졌다. 현재 구마르씨는 통증 완화를 위해 매일 약물을 투여하고 있다. 1월 말 퇴원 했지만 언제 또 괴사가 일어날지 몰라 일주일에 두 번씩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구마르씨는 자신의 고통보다 스리랑카에 있는 가족들 걱정에 눈물이 앞선다. 그는 세 아이의 아빠다. 5년 전,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두 아이와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고향에 두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콜롬보에서 버스 운전기사를 하며 벌었던 월급 20만원으로는 세 아이를 배불리 먹여 키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자동차 부품 회사에 취직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막내가 태어났다.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야근과 특근을 마다치 않았다. 아이들을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보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지난해 가을, 월급이 조금 더 많다는 프레스 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4개월을 정신없이 일했다. 손목을 잃은 사고는 바로 그때 일어났다. 병원비가 700여만원이 나왔다. 퇴원 후 갈 곳이 없어 친구 기숙사에 잠시 짐을 풀었다.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가장으로서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그러나 상상할 수 없이 비싼 의수비용과 치료비, 그리고 생계에 필요한 돈을 구해야 하는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일일시호일  webmaster@igood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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