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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성 급성폐렴에 내몰린 미얀마 가장의 꿈가난 대물림 끊고자 한국 찾은 미얀마 이주노동자 타원씨

가난 대물림 끊고자 한국 찾은 미얀마 이주노동자 타원씨
폐렴에 장기까지 세균 감염돼 신장 투석…치료비도 막막

대다수 이주노동자처럼 미얀마 출신 타원(34)씨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한국행을 택했다. 마땅한 직업이 없었던 부모 밑에서 4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늘 가난의 어두운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었다. 배를 곯는 날도 적지 않았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노동현장에 뛰어들었지만, 가난의 질긴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2012년 동갑내기 아내와 결혼을 했고, 곧 큰아들을 얻었다. 새 생명의 탄생은 기쁜 일이었지만, 삶의 무게는 더 버겁게 다가왔다. 방긋 웃는 해맑은 아이의 웃음을 볼 때면 ‘가난의 쓰린 경험을 물러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타원씨는 2019년 6월 뱃속에 둘째 아이를 품은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타원씨는 밤낮없이 일했다. 낮에는 금속공장에서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다. 200여만원 되는 월급은 기숙사비용과 최소 생활비를 빼고 모두 고향으로 보냈다. 얼마 뒤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 타원씨는 금속공장을 나와 폐건축자재를 처리하는 공장으로 직장을 옮겼다. 먼지 풀풀 날리는 작업장에서 폐건축자재에 박힌 나사를 빼고 콘크리트를 부수는 그런 일이었다. 열악한 작업환경에다 고된 일이라 모두가 기피하는 만큼 급여는 금속공장보다 많았다. 타원씨로서는 마다할 수 없었다.

일과는 쉴 새가 없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출근하면 밤 11시가 돼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퇴근할 무렵이면 피곤이 밀려와 물에 젖은 솜이불을 걸친 듯했다. 그럼에도 타원씨는 늘 이 시간이 기다려졌다. 고향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아내의 얼굴을 볼 때면 하루의 고됨은 금새 사라지고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타원씨는 아이들을 다시 볼 생각에 하루하루 견디고 또 견뎠다.

타원(34)씨가 몸에 이상을 느낀 건 12월 중순이었다. 아침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밤새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은 듯 심한 몸살 증상이 동반됐다. 감기겠거니 했지만, 불덩이 같은 열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심한 두통과 무기력감에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급히 다니던 공장에 알린 뒤 동네의원을 찾았다. 다행히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아니었다. 살아오면서 이렇다 할 병치레를 한 적이 없었기에 약을 먹고 하루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 여겼다.

기숙사 방에서 홀로 밤을 지새웠다. 두통은 더 심해졌고, 체온계는 42도를 오르내렸다.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 속옷이 흠뻑 젖었고, 입은 바짝바짝 말랐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공포가 엄습했다. 가깝게 지내던 미얀마 출신 조모아씨에게 연락을 했다. 그의 도움으로 다시 동네의원을 찾았다. 의사는 빨리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응급실에서 그의 상태를 확인한 의사는 급히 중환자실에 입원시켰다. 세균감염에 따른 급성폐렴이 1차 진단이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은 더 검사를 해봐야 한다는 소견이었다. 체력저하에 따른 면역결핍이 세균감염으로 이어졌고, 폐를 하얗게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높았다. 호흡이 가팔라 말조차 하기 어렵게 됐고, 세균은 폐를 넘어 신장까지 침투해 투석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급히 항생제를 투입해 세균번식을 막고 있지만 이미 장기 곳곳에 상당한 세균이 번져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현재 정확한 병명을 모르기에 언제까지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는 상태다. 그러는 사이 병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1500만원이 넘었고,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타원씨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핸드폰에 담긴 가족사진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타원씨가 기댈 곳은 오직 불자들의 자비 온정뿐이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56-51 (사)일일시호일. 070-4707-1080

일일시호일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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