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1.7.8 목 10:22
상단여백
HOME 소식지 이주민돕기 활동
“두 다리는 잘렸지만 희망마저 잃을 수 없어요”고액의 양쪽 의족 비용에 또 좌절…통증과 사고 악몽에 잠도 못 이뤄
쓰레기 분쇄기 수리 중 두 다리를 잃은 노민다씨는 비싼 의족 비용으로 또다시 절망에 빠졌다.

“아직도 제 발이 잘려나가는 꿈을 꿉니다.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만 들려도 무섭습니다. 의식이라도 잃었으면 제가 덜 고통스러웠을까요.”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노민다(27)씨는 사고가 났던 1월26일을 잊을 수 없다. 쓰레기 처리장에서 근무한지 7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예상치 못한 불의의 사고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밤이면 찾아오는 엄청난 통증과 악몽 같았던 당시 상황이 떠올라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이룰 정도다.

쓰레기를 포크레인으로 옮기는 업무에 배치된 노민다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작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쓰레기 분쇄기계가 갑자기 고장이 났다. 하필 수리를 담당하는 직원이 쉬는 날이었다. 노민다씨가 기계 속으로 들어가 회전날을 수리해야만 했다.

사고는 그때 발생했다. 외부에서 버튼을 눌러야만 출입이 가능했기에 수리를 마친 노민다씨가 밖으로 나오기 위해 작업 완료 신호를 보냈다. 그날 노민다씨와 조를 이뤘던 동료는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이었다. 조작에 미숙했던 직원은 실수로 출입버튼이 아닌 기계 작동 스위치를 눌렀다.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했고 날카로운 칼날이 노민다씨의 발을 덮쳤다. 다른 동료들이 급히 달려와 기계를 멈췄지만 이미 기계 속은 피로 가득 찼고 노민다씨의 발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구급차가 올 때까지 1시간가량 기계 속에 있었다. 급히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다리는 의료진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상태였다. 결국 오른쪽 무릎 아래와 왼쪽 경대퇴골을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 절단 부위는 장시간 외부에 노출돼 감염도 심각한 상태였다. 몇 차례 변연절제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렇게 노민다씨는 허망하게 두 다리를 잃었다.

학창시절 그는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노는 것 대신 아버지가 운영하는 과자점으로 달려와 가게 일을 도울 정도로 동네에서 소문난 효자였다.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도 아버지였다.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툭툭’ 기사로 근무했다. 하지만 시골 작은 동네에서 ‘툭툭’을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운이 좋은 날은 만원 정도를 벌었지만 허탕을 치는 날이 더 많았다.

“22년간 아버지가 저를 지켜주셨잖아요. 제가 보살피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오게 됐어요.”

2016년 한국에 온 그는 완도에 있는 한 전복 양식장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낯선 곳에서의 생활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외로움과 서러움이 동시에 찾아오면서 스리랑카로 다시 돌아갈까도 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를 떠올렸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마음이 갈수록 단단해져갔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아버지의 과자점이 폐업 위기에 몰렸다. 노민다씨는 선택을 해야 했다. 2020년 7월 월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쓰레기 처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쓰레기 처리장은 열악 그 자체였다.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약한 냄새가 풍겼고, 벌레가 득실거렸다. 매일이 고통이었다. 휴일 없이 하루 12시간씩 근무해 몸은 녹초가 됐다. 그래도 고향으로 보내는 돈이 두 배나 많아졌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위기가 찾아왔던 아버지의 가게도 다시 문을 열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노민다씨의 사고 이후로 멈췄다. 병원비는 회사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고향으로 돈을 보내지 못한 것도 벌써 4개월째다.

“가족을 위한 것이었기에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요. 그냥 스리랑카에서 저를 기다릴 가족 걱정뿐이에요.”

다리를 절단할 당시 희망도 같이 잘려나간 듯했으나 노민다씨는 최근 웃음을 되찾았다. 의료진이 “의족이 있으면 다시 걸을 수 있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만원이 넘는 비싼 의족은 노민다씨를 또 좌절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의족을 착용하고서라도 다시 일할 그날을 꿈꾼다. 절망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찾아가고 있는 노민다씨에게 불자들의 자비온정이 절실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725-7010

일일시호일  kkkma@beopbo.com

<저작권자 © 일일시호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