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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가족 덮친 방광암에 수입 끊겨 생활 막막줌머 난민 수판타씨, 막노동 전전 생계유지 중 방광암 발병
방광암 발병으로 생활고까지 겪고 있는 수판타씨가 아내와 행복했던 시절 가족사진을 보며 아픔을 달래고 있다.

방글라데시 출신 줌머인 수판타(34)씨가 처음 아랫배에 통증을 느낀 건 지난해 11월이다. ‘며칠 이러다 말겠지’하는 생각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통증과 함께 온 잦은 배뇨로 찾은 동네 병원에서 암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며칠 후 종합병원에서 방광암이라는 결과와 마주하게 된 수판타씨는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했다. 아내와 어린 딸, 그리고 고향에 계신 연로한 어머니와 동생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리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한 것도 가족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정밀검사 후 시술을 통해 악성종양을 제거하기로 하고 두차례 시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이달 중순 또 한차례 시술대에 오른다. 병원 측에서는 6차례에 걸친 시술을 예상하고 있지만 시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수술로 가야 하기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줌머족 난민인 수판타(34)씨는 2017년 7월 한국에 들어왔다. 줌머족은 방글라데시 동남부 치타공 산악지대의 소수민족이다. 국적은 방글라데시지만 인종과 종교, 문화적으로도 구분된 삶을 살아간다. 때문에 이슬람 문화권인 방글라데시 내에서 불교를 믿는 줌머족에 대한 탄압과 핍박은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수판타씨도 피해를 입은 줌머인 중 한 명이다.

수판타씨는 산악지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열린 잔치에 참석했다가 군인들이 관리하는 일명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거주 지역을 벗어났다는 게 이유였다.

그날 이후 군인들은 수시로 수판타씨가 운영하는 식료품 가게를 찾았다. 군인들은 수판타씨가 땀으로 일군 가게를 매번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 그때마다 수판타씨는 밤을 새워 정리를 반복했다. 하지만 군인들이 괴롭힘을 이어가자 가게는 정돈을 할 수 없을 만큼 망가졌고 수판타씨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 결국 집을 떠나 도피 생활을 하다 아내와 딸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 채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수판타씨가 방글라데시를 떠나자 집안도 풍비박산 났다. 여든이 넘은 어머니와 동생은 집에 무단 침입해 수판타씨를 찾는 군인들에게 한참을 시달려야 했다. 

한국에 온 수판타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살았다. 난민신청자 지위로는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었기에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다른 많은 이주노동자처럼 욕설과 주먹질을 당하기도 했지만 방글라데시에 남아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줌머인이 운영하는 천막공장 사업체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생활은 점차 안정을 찾았고, 때마침 기쁜 소식도 들려왔다. 

난민신청 1년 만에 지위를 인정받은 것이다. 주변에 비해 매우 빠른 결과였다. 난민 인정 후 6개월 뒤엔 부인 디발리(34)씨와 딸 예니(7)도 한국에 올 수 있었다. SNS로만 메시지를 이어가며 그리워하던 가족이 한집에 살게 된 날, 셋은 부등켜 안고서 한참을 울었다. 서로 만날 날만을 기다리며 견디고 또 견뎠던 기억이 떠올라서다. 

수판타씨 가족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짜리 집을 얻었다. 작지만 아늑한 공간에서 단란한 가정을 다시 꾸민 이들은 매일매일이 행복했다. 하지만 수판타씨의 방광암 발병으로 행복은 잠시였다. 완치까지 얼마나 많은 돈이 소요될지 알 수 없고 또 발병 이후엔 수입이 없어져 가족들이 앞으로 어떻게 생활을 이어가야 할지 착잡하다. 줌머인 커뮤니티에서 월세를 조금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회원들 또한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못한 것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뿐이다. 한국에 온 이후에 김포이주민센터에서 한국어 공부를 해온 아내 디발리씨도 일자리를 구해보고자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영어에 매우 능통하고 인도에서 금융학 석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엘리트’인 그 이지만 타국 땅에서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암울한 현실이지만 암을 꼭 이겨내겠다는 생각만을 한다는 수판타씨 가족이 막막한 현실을 딛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불자들의 자비 온정이 절실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 725-7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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